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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유리창에 목숨 잃는 새들 위해 ‘법’을 만들었어요”

노안남초등학교,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및 예방 조례’ 제정 힘 보태
유리 시설물에 테이프· 무늬 등 새겨…“자연과의 공생 활동 추진”

  • 입력 2024.01.12 10:21
  • 기자명 홍보담당관 박세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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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남초 학생들이 야생 조류가 투명방음벽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새를 살리는 점’을 붙이고 있다.

“우리 마을의 문제를 친구들과 힘 모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생태환경 조례안 제정’이라는 결실로 맺게 돼 뿌듯합니다. 아름다운 새들이 더 이상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나주 노안남초등학교 학생들이 2년 여 간 추진해 온 야생조류 보호 활동‘물까치 구조대 프로젝트’가 ‘나주시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및 예방 조례’제정으로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노안남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과 황광민 나주시의원이 공동 발의한 ‘나주시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및 예방 조례’가 지난해 말 나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제정됐다. 학생들이 지역의 생태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전 과정에 적극 참여한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나주시의회를 방문한 학생들이 조례 제정을 기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안남초 학생들과 야생조류와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전거 하이킹과 플로깅 활동 등을 위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던 학생들이 도롯가 투명방음벽 밑에 떨어져 폐사한 새들을 발견한 게 계기가 됐다. 이들은 그로부터 2년 여 간 꾸준히 투명방음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야생 조류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고, 2021년 6월에는 225m 길이의 투명방음벽에 새 모양의 스티커 등을 부착해 실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노안남초 학생들은 지난해 7월 전남도의회 청소년의회교실을 통해 초안 구상을 시작했고,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실장, 김윤전 연구원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조례안 최종안을 만들었다. 이 안을 황광민 시의원에게 제안, 관련 간담회를 거쳐 조례안 제정이라는 결실로 꽃 피운 것이다.

노안남초 학생들이 야생조류 충돌 저감을 위해 설치한 투명방음벽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조례안에 제정에 따라 나주시 또는 공공기관이 설치하는 건축물이나 투명방음벽 등 시설물에 야생조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 프리트 패턴 (prit pattern) △ 데칼 △ 유리블록 등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각 사업은 투명 유리에 일정한 무늬‧패턴 등을 새기는 방식이며, 투명창을 인지하지 못하는 조류가 충돌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조례안에는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및 예방 시책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관내 초‧중‧고 학생 및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홍보를 실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김수현 노안남초 5학년 학생은 “유리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새들이 전국적으로 연간 800만 마리라고 한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새들이 안전하게 날아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활동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노안남초 학생들이 투명방음벽에 부딪혀 폐사한 새를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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