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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잎 혓바닥 / 이상인

  • 입력 2024.01.02 13:38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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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잎 혓바닥 

이상인

 

날씨가 따뜻해지자

감나무가 혓바닥을 쑥 내밀기 시작한다.

새 부리 같더니 이내 송편만 해지고

어른 손바닥 크기로 자란다.

날마다 햇살과 바람의 맛을 보고

후드득 지나는 빗방울을 달게 핥아먹으면서

연초록 혀가 무럭무럭 자란다.

 

나도 따라서 혀를 쑥 내밀어본다.

그동안 달고 짜고 싱거운 세상맛을 보며

나를 되짚어보던 날들,

감잎 혓바닥처럼 핥아먹는다.

 

드디어 세상이 맛있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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