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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태백산맥으로의 여행을 마치고

영산성지고와 함께하는 부모- 자녀 문학기행

  • 입력 2023.11.16 10:22
  • 수정 2023.11.17 15:10
  • 기자명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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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1일(토), 영산성지고등학교가 마련한 문학기행에 참여했다. 태백산맥 문학관 및 벌교 일대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오전 8시, 영광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출발했다. 오전 10시경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서 문학관을 둘러보고 나서, 예정된 10시 30분경에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 단장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오늘 해설을 해주실 소중한 분이다. 몇 해 전에 문학회 행사로 다녀간 적이 있어서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첫 얘기부터 예사롭지 않다.

태백산맥 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이 어둠에 묻혔던 현대사를 들춰냈다는 의미를 김원 건축가가 자연스럽고 절제된 건축양식에다 우리 현대사의 암울했던 모습을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으로 시각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학관은 10m 아래에 자리하게 했고, 기둥 없이 공중에 매달린 2층 전시실은 위태로운 우리의 현실은 나타냈고, 통일의 염원을 담아 북향으로 배치하고, 옥상에는 새 역사의 희망을 상징하는 18m 유리탑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문학관 전시실에서 마주하게 될 이종상 한국화가의 오방색 자연석 벽화는 길이 81m, 높이 8m의 대작인데 이 화백이 직접 한라산에서 만주까지 자연 오방색 암석을 210여톤 채취해서 일일이 잘라서 벽에 박는 작업을 1년 6개월 거쳐서 완성했다고 한다.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간구하며 고구려 고분 벽화의 모자이크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문학과 건축과 미술이 조화를 이룬 문학관’ 이 얼마나 멋지고 의미가 있는 문학관인가!

주마간산(走馬看山)이 불현듯이 떠오른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녀간 지난 일이 부끄럽기만 하다. 백 번을 보면 뭐 하나요. 한 번을 보더라도 제대로 봐야지.

문학관을 뒤로하고 소화의 집과 현부자 집을 들렀다. 그런데 소설의 주인공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해설에 노래와 연극을 도입하여 더욱 소설의 내용을 곱씹어 보게 했다. 특히 소화의 집에서 들은 ‘부용산’과 정지용의 시를 노래한 ‘고향’은 너무 슬퍼서 가슴이 아팠다. 현부자 집의 연극도 농민들의 고통을 잘 표현했다. 도중에 퀴즈를 내서 맞춘 사람은 도자기로 만든 짱뚱어 오카리나를 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점심시간, 뭐니 뭐니 해도 식도락(食道樂)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바스킷, 벌교는 꼬막의 고장, 역시 점심은 꼬막 정식, 꼬막 피자로 배를 채웠다. 배가 부르니 신선이 부럽지 않다. 아이들을 위해 꼬막 피자를 시켰다니 주최 측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오후 일정은 중도 방죽, 남초등학교, 남도여관, 홍교, 김범우 집을 순서대로 들렀다.

중도 방죽에서 즉석에서 참여자가 시나리오를 읽고, 남초등학교에서는 인민재판과 정부군의 보복을, 김범우 집에서는 부친인 김사용의 훌륭한 인품을 연극으로 재현했다.

홍교는 우리나라에 보물인 4개의 홍교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이며 무지개가 세 개가 있는 유일한 다리라니 당시 벌교의 위세를 미루어 짐작해보게 된다. 아쉬운 점은 김범우의 집이 허물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유산의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지는 오늘날 벌교가 소설 하나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신문화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 보면 알 일.

일찍이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단재 신채호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문학기행을 통해서 이념대립으로 인한 민족분단의 아픔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여 평화통일을 이루었을 때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겨보면 좋겠다. 문학기행 추진 관계자들과 참여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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