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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 배워서 한국·베트남 가교역할 하고 싶어요!

베트남어 이중언어 교육 열풍이 불고 있는 전남 장성을 가다

  • 입력 2023.05.12 10:56
  • 수정 2023.05.12 12:15
  • 기자명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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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 이중언어 교육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전남 장성의 사창성모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다문화 아동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하고,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베트남어 교육을 6년째 실시하고 있다.

초급반 10명, 중급반 10명으로 나눠서 매주 월·수요일 오후에 2시간씩 운영하고 있으며, 마침 중급반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선생님의 다소 어려운 질문에도 답변을 곧잘 하며 수업 태도가 유독 진지하고 적극적인 두 명의 학생이 눈에 띄었다.

베트남어 배워서 엄마 나라 베트남에 가고 싶어요!

베트남어를 왜 배우냐는 질문에 나병수(삼서초 6) 학생은 “베트남어를 익혀서 엄마의 나라인 베트남에 가고 싶어요. 베트남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서로의 나라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고 싶습니다.”라고 당차게 말한다.

정현석(삼서초 6) 학생은 “베트남어 공부시간이 제일 재미있어요. 베트남어를 열심히 배워 언젠가 베트남에 가게 되면 친척들과 베트남어로 대화도 하고 베트남 여행도 편하게 하고 싶어요. 베트남어를 배우면서 모르는 단어나 문화에 대해 궁금한 것은 엄마에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한다.

아동센터에서 2018년부터 베트남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지우(베트남名: 응웬티) 강사는 2006년 대한민국으로 이주하면서 낯선 문화와 생활 습관, 서툰 언어로 인해 적응이 힘들었다고 한다.

주경야독으로 낮에는 장성군 다문화센터에서 근무를 하고 저녁시간에는 대학에 다니면서 베트남어 통역·번역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장성군 삼서면에서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 농업인이다.

김 강사는 “아이들이 한국문화에 빨리 적응하고 엄마 나라에 대한 언어와 문화를 배워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중언어 교육을 통해 장래 아이들이 좋은 직업을 갖고 안정적인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통역사나 외교관과 같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중언어 교육 시작한 후부터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변화

고해란 사창성모지역아동센터장은 “2018년부터 전라남도교육청장성도서관의 지원을 받아 이중언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중언어 말하기 전라남도 대회에 나가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정원 29명 중 다문화 학생이 24명이나 될 정도로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으며, 베트남인 어머니를 둔 학생이 21명이나 된다고 한다.

고 센터장은 “엄마 나라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부모와 자녀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다문화 가족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교육을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이 베트남이나 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업이나 베트남어 교사나 교수, 외교관으로 진출했으면 좋겠다. 베트남어 교육을 시작한 후로 아이들이 부쩍 밝고 활기차졌고, 신기할 정도로 욕도 안 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자랑스러워한다.

중급반에는 스튜어디스가 꿈이라는 한국인 부모를 둔 여학생 한 명도 베트남어를 배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학생들의 수업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가 너무 진지하고 적극적이어서 20~30년 후에는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가, 베트남어 교수, 외교관이 20명은 족히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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