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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은 줄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채워지는 학부모아카데미, 영산성지고

일상에서 벗어나 소풍가는 기분으로 향하는 학교

  • 입력 2022.11.29 10:35
  • 기자명 조세연(김민재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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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기숙학교에 보내고, 아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참여했다. 학교에 더 관심을 갖고자 봄부터 시작된 학부모 아카데미에 꾸준히 참석하였다. 한 달에 한 번, 많지도 않은 행사이지만 매 번 시간을 내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그럼에도 이 행사는 내게는 참 중요한 일정이었다. 직장을 갖고 있지만 행사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항상 중요한 스케줄로 미리 일정을 잡아두었다.

평일 낮, 영광까지 음악을 듣고 경치를 즐기고 드라이브하며 나름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소풍가는 기분으로 향했다. 일과 걱정거리에서 벗어나 무거운 머리를 가볍게 하는 시간, 매번 날씨까지 좋아 금상첨화였다. 학교에 도착해 푸르른 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편안해진다. 교외로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들의 얼굴까지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집이 아닌 밖에서 보는 아들의 모습은 또 색다르다. 반갑게 맞아주는 그 모습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나는 고슴도치 엄마가 맞는가 보다.

학부모 아카데미의 일정은 매번 같은 형태로 이어진다. 전통 식문화 프로젝트, 인문학 특강, 책 나눔. 학부모들을 만나 전통음식을 만들고 인문학 특강을 들으며 선정 도서를 읽고 이야기하는 그 모든 시간들이 의미있고 즐거웠다. 식재료를 다듬어 씻고 자르며 음식을 만들어 나누는 기쁨은 마음까지 풍성하게 해주었다. 인문학 수업은 매번 나를 되돌아보고 마음을 비우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가르침을 주었다. 매 월 한 권씩 추천해주는 책을 읽는 것이 내게는 가장 행복하고 큰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었다. 평소 아이를 잘 키운 분들의 실천 방법 등이 담긴 교육서 위주의 책을 주로 즐겨보았다. 최근에는 교감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시는 책들을 읽고 청소년들의 심리를 생각해보며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혹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너무 가슴 아픈 적도 있었다. 자라는 아이들의 이해 못할 행동과 말로 부모가 상처받는 것처럼 반대로 자녀들도 유연하지 못한 사고를 가진 부모의 가치관으로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하고 반성해본다.

가벼운 마음으로 봄부터 참여한 학부모 아카데미가 가을을 지나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 초겨울까지 지나는 동안 조바심은 점점 줄어들고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채워지고 있다. 더불어 아이와의 관계도 더할나위 없이 좋아졌다. 이런 일거양득의 결과가 내 마음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다. 좋은 시간을 선물해 주신 학교 관계자분들과 넉넉한 마음 쌓기를 함께한 학부모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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