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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 준 영산성지고등학교

콩나물처럼 시나브로 자라기에 물을 주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 입력 2022.08.03 10:59
  • 기자명 김은경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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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 딸은 누구에게든 곁을 주지 않는다. 또한 누구에게든 다가가지도 않는다. 보고 있는 엄마는 마음이 아프다. 지금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어울리며 수다도 떨고 작은 변화에 까르르 배꼽 잡고 웃으며 지내야 하는 시간들이라고 수없이 이야기 해주는데 변화는 없다. 하지만 다행히 다현이는 그림 그리는 시간을 좋아하고 본인의 의지로 진로 목표로 잡고 스트레스와 만족감을 동시에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엄마인 나는 미술을 하고자 하는 딸을 그저 지켜 볼 수 밖에... 같이 그림을 그려줄 수도 없고 곁에서 물감을 풀어줄 수도 없으니 그저 바라보고 다독여 줄 수밖에 없어 가슴이 아리다.

그런데 다행히 미술부 사여경 선생님이 다현이 곁을 지켜주고 계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부족한 부분을 챙겨주시고 힘들어 하면 잡아주시고 몸과 마음이 허전하면 채워주고 계시니 얼마나 감사한가! 이렇게 다현이가 그림 그리며 마음을 내려두고 열정을 쏟을 수 있게 도와준 영산성지고등학교 그리고 선생님들께 참 감사합니다.

좋아도 별로 반응이 없고 싫어도 별로 반응이 없는 나의 딸. 그저 앞 뒤 옆을 돌아보지 않고 본인에 할 일만 하는 그런 딸. 어찌 보면 성실하고 어찌 보면 답답해 보이는 그런 딸이 식물자원 시간에는 김영환 선생님과 이야기도 하고 소소한 고민거리도 나누며 소통하는 눈치다. 엄마 눈에는 반가운 변화다. 누군가에게 이야기 문을 열고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엄마 마음에는 안도감이 든다. 그리고 감사하다. 다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얼마나 많이 기다려주고 들어주기 위해 얼마나 많이 곁을 내주었을까? 참 많이 감사하다.

지금도 쉽게 친구를 사귀지도 곁을 내주지도 않는 나의 다현. 그래도 다행이다. 영산성지고에서 안정되고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 아니겠는가? 욕심을 부리면 한도 끝도 없지만 작은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는 딸이다. 한 선생님이 아니라 여러 선생님들이 돌봐주시니 아이를 맡긴 엄마 입장에서 안심이다. 이 시간 다현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선생님들과 함께하며 방과후 시간을 바삐 지내고 있을 것을 너무 잘 알기에 믿고 기다린다. 조급함을 잠시 거둬들이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을 키우려고 한다. 구속하지 않아도 자율속에서 충분히 자신을 통제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여긴다. 그리고 말없이 지켜봐 주는 여러 눈길 속에서 몸도 마음도 자라고 있기에 마음을 놓는다. 콩나물을 키우며 밑으로 물이 다 빠지는 것 같아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도 콩나물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에 시나브로 자라고 있음을 너무 잘 알기에 걱정보다는 믿음으로 기다린다. 엄마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믿음이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하기에 엄마는 오늘도 우리 딸이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며 조심스레 물을 주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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