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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돌봐주는 학교, 영산성지고등학교

내가 원하는 걸 선택해서 배울 수 있어

  • 입력 2022.07.01 10:19
  • 수정 2022.07.04 14:54
  • 기자명 심재화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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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아이의 인생에 있어 방향을 잡는 시작점, 학교를 선택하면서 인문계. 공고. 농고 등 적성이 아닌 성적으로 가야하는 길. 이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과를 선택하면서도 "엄마 나는 여기 학교는 아닌거 같아 "

" 내가 관심이 없어" "선택을 하라고?"

엄마는 아빠는 학교가 좋아서 간 거야? 고등학교를 선택하기까지 아이는 수없이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이와 함께 찾아 나선 학교,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여 선택한 영산성지고등학교에서 시작한 3월
 아이와 함께 찾아 나선 학교,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여 선택한 영산성지고등학교

“고등학교 가지 말고 3년 동안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자. 고등학교 졸업장은 검정고시도 있어.” 라고 아이를 설득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준모는 검정고시 NO. 학교에 가겠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렇게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학교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안 학교를 알았고 다양한 종류의 학교들이 있었습니다. 그 때 만난 학교, 21년 6월 가족들과 영산성지고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주말임에도 교장, 교감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교감선생님과 학교 구석 구석을 돌아보고 교육과정 등을 상세히 들으며 한 나절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 부부는 느티나무 아래서 상담을 하고 아이들은 텃밭에서 고추와 방울토마토를 따 먹으며 시골 체험을 온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처음 가는 학교, 처음 만나는 선생님들 같지 않게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입학까지 총 4번을 찾아가서 이야기 나누고 만난 학교입니다.

학교 이야기를 듣고 아이가 너무 좋아했습니다. 뭐가 좋아? 자유로움이 좋아. 내가 원하는 걸 선택해서 배울 수도 있대. 선택할 수 있는 게 참 많아. 그 때 설명으로만 들었던 창업스쿨. 현재 준모는 방과후 창업스쿨에서 직접 라면 끓여 팔고 있습니다.

방과후 학교 창업스쿨에서 직접 라면을 끓여 팔고 있습니다. 

면접을 보면서도 왜 이 학교를 지원헀냐는 질문에 준모는 " 자유로워서 좋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가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여기는 놀기만 하지 않아. 자유에 따른 책임도 따르고 네 스스로 하고 싶은 일들을 계획해야 해. 선생님들은 네가 가는 길의 길잡이가 되어 줄 거야” 라며 장점과 단점을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나도록 독려하고 기다려 준다는 그 말이 오히려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준모가 입학하기까지 교장선생의 선택, 교감 선생님의 믿음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선택을 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준모는 영산성지고에 합격했습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준모는 방과후 소프트웨어 반에 들어가 열심히 배웁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준모는 방과후 소프트웨어 반에 들어가 열심히 배웁니다.

21년 10월 아이가 혼자 논산에서 영광으로 학교가는 길을 검색하고 출발하던 날. 역까지만 아이를 배웅했습니다. 기차 타고 가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울컥하더군요. 아들 혼자만의 첫 여행이었습니다. 아이는 매 주 일요일 논산에서 기차를 탑니다. 그리고 광주 송정역에서 내려 셔틀버스를 타고 학교에 갑니다. 다행히 학교 측의 배려로 경기, 대전, 논산 아이들을 위해 송정역에서 버스가 하차했습니다. 작은 학교의 장점입니다. 개개인의 불편한 점을 최대한 해소해 주려고 애쓰는 학교 측과 학부모들의 마음이 모여 버스 시간 등이 조정되었습니다.

준모는 매 주 여행하는 기분으로 기차를 탑니다. 이제는 혼자 짐을 싸고 기차역으로 씩씩하게 나섭니다. 학교에서도 바리스타, 창업스쿨. 사랑실천봉사단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누구보다 바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려고 하면 참 할 일이 많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실감 납니다. 학교에서 준모는 열정남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뭐든 제가 해볼게요라고 손을 든다는 아이 이야기를 듣고 기특하기도 하고 우리 아들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던가 하고 새삼 놀랍습니다. 준모에게 다양한 활동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활동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다양한 활동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지인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굳이 왜 저 멀리 아이를 보내냐고 거기 가면 대학 가기 좋냐고? 특성화 고등학교라고 했지? 그럼 취업에 유리한 과가 있냐고? 그런 것 잘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돌봐주는 학교’라고 말입니다. 입학을 하고 벌써 여름 방학이 다가옵니다. 영산성지에서 준모는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아이라고 합니다.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저처럼 뭐든 해보겠다고 마음을 내는 아들의 선택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6월 학교에서 1박 2일 진행된 가족캠프에 온 가족이 출동했습니다. 
 6월 학교에서 1박 2일 진행된 가족캠프에 온 가족이 출동했습니다. 

일요일 오후 아이는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면서 인사를 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는 말을 남긴 채 저희 부부를 꼭 안아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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