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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까치집 / 이상인

  • 입력 2021.09.03 16:05
  • 수정 2021.11.01 11:58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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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이상인

 

어느 날 가리던 것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고 남루한 세간살이가 세상에 다 드러날 때가 있다.

얼기설기 지은 그대와의 인연마저 덩그러니 혼자 남아 허공 중에 흔들리고 있을 때가 있다.

온갖 맛난 것 다 물어다 애지중지 키운 자식새끼들이 저희끼리 전혀 낯선 모습으로 날아가는 것을 바라볼 때가 있다.

포근한 눈 이불을 끌어 덮고 세찬 북풍을 견뎌내며 긴 잠을 청해야 할 때가 있다.

 

작가 소개 / 이상인
-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시 당선, 2020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우송문학상 수상.  진상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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