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가 다시 지어지고 있다
선암사 한 채 마음 속에 구겨넣으면서
선암사 간다.
세월처럼 이어지는 물소리를 따라 올라간다.
그 물소리가 끝나는 곳에 멈추어
배추흰나비애벌레처럼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바짓가랑이에 묻은 생각 털고
한 줌 햇살로 뛰어들면
선암사, 쉼없는 물소리가 되어 흘러가고 있었구나.
흘러간만큼 선암사는 다시 지어지고
대웅전 뜰에 우두커니 서 있는 바람도 다시 지어지고
박새 울음소리, 와송의 잔기침소리도
스님네의 독경소리도, 풍경소리도 늘 다시 지어지고
그 새롭게 지어지는 마음들 속으로
둥근 낮달 하나
두둥실 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