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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여! 맹자를 대면하라.

맹자를 읽으면 세상이 보인다.

  • 입력 2021.06.21 08:16
  • 수정 2021.06.21 17:14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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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럼이 없는 대장부의 삶이여!
부끄럼이 없는 대장부의 삶이여!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과연 사서(四書)를 읽어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사서를 읽었다고 해서 삶에 큰 변화가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삶을 해석해야 하는 후학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피도 눈물도 없는 말 그대로 삶 자체가 전쟁이었다. 그는 그런 암울한 상황에서 의(義)를 강조했기에 패권을 차지하려는 왕들에게는 세상 물정 모르는 샌님쯤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사상은 시대를 막론하고 삶의 지혜를 담고있는 보고(寶庫)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맹자의 말씀 중 양혜왕 양혜왕(상) 편을 안내하고자 한다.

먼저“하필왈리(何必曰利)”라는 금쪽같은 말이다. 맹자는 전쟁광인 양혜왕에게“어찌 하필 이익만 말하십니까”라고 강단지게 말을 한다. 자짓 잘못 말했다간 자신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는 민본주의의 핵심은“하필왈리(何必曰利)”가 아니라 “인의(仁義)”라고 설파한다.

양나라 혜왕은 맹자를 만나자 마자 어떻게 해야 나라에 이익이 있겠는가라고 질문을 하자, 맹자는 곧 바로 “왕께서 왜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선 이익보다는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부자되세요’를 부르짖는 대통령에게 자본보다는 인간을 소중히 하라는 그의 충고는 한 낫 어린 아이의 순진한 말일까? 대통령이 돈을 우선하면 밑에 있는 장관 또한 돈을 우선할 것이고 장관 밑에 있는 시장이나 군수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챙길 것이니, 그 밑에 있는 시민들 또한 돈타령에 빠져 나라가 위험에 처할 거라는 그의 말은 지금 들어도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익(돈) 때문에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생긴다는 그의 혜안은 우리 모두가 곱씹어 보아야 할 명언이다.

다음으로 50보 100보 론이다.‘큰 차이가 없다’라는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는 양혜왕의 통치철학을 비판하는 말에서 나왔다. 양혜왕은 맹자에게 자신은 다른 나라 왕보다 백성들을 잘 돌보고 있는데 왜 이웃나라는 백성을 더 많아지고 자신의 나라는 백성이 늘지 않느냐고 묻는다.

맹자는 말한다. 당신의 통치관은 백성의 삶을 진심으로 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땅을 넓혀 패권을 차지하려는 흑심을 품고 있으니 비유하자면 전쟁터에서 오십보 도망간 병사나 백보 도망간 병사나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당신 통치관은 전쟁에서 오직 승자가 되는 것이니 어찌 백성을 늘어나기를 바라느냐는 깨우침이다.

오십보백보는 왕도 정치의 진수를 보여주는 말로써 전쟁을 좋아하는 양혜왕의 정치관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흉년이 들어 백성은 죽어 가는데, 백성을 죽음으로 놀아 내는 이런 세상이 어찌 좋은 정치이며 허구헛날 전쟁놀이만을 궁리하고 있는 왕의 나라에 백성이 늘어날 수 없다는 그의 논리 앞에 저절로 머리를 숙일 뿐이다.

세 번째로 살인과 죽임의 차이이다. 맹자는 양혜왕의 위험한 정치 놀이를 죽음에 비유해서 설명한다. 맹자가 왕에게 질문한다.“사람을 죽임에 몽둥이를 사용하는 것과 칼을 사용하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혜왕은 당연히 없다고 말한다.

그때 맹자는“그럼 칼을 사용하는 것과 정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까?”라고 질문한다. 혜왕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맹자는 한발 더 나가“백성의 부모가 되어 정치를 행한다면서 백성을 잡아먹게 하는 못된 정치를 한다면, 이것을 어찌 백성의 부모 된 임금이라 하겠습니까?”라고 말하며 임금의 위험한 정치를 맹자는 죽음에 비유하여 설득하고 있다.

국민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진인(眞人)을 찾아 나서자.
국민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진인(眞人)을 찾아 나서자.

 

네 번째로‘하지 않는 자와 불가능한 자’이다.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다른 지 묻는다. 맹자는“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를 뛰어 넘으라고 한다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답이다. 그러나 노인을 위하여 나뭇가지를 꺽어라고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그러므로 왕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나뭇가지를 꺽지 않겠다는 종류에 해당한다.”라고 말한다.

백성들이 안정된 삶을 원한다. 그런데 한 나라의 왕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땅을 넓힐까만 궁리 중이고 백성을 돌보지를 않으니 맹자가‘하지 않는 것과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제나라 선왕을 계도하고 있는 장면이다.

마지막으로‘무항산이무항심(無恒産而無恒心)’이다. 맹자는‘백성들은 항상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그로 인하여 바른 마음도 없다’라고 말하며 먹고 사는 것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고 강조한다. 덧붙여 항상 안정된 직업이 없으면서도 항상 도덕적인 마음이 있을 수 있는 것은 극히 소수의 선비뿐이라고 말한다.

왕은 백성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정치를 해야지, 백성의 먹고 사는 문제는 신경 쓰지 않고 매일 땅 따 먹기만 하려고 하니 어찌 백성이 왕을 좋아하겠냐는 충언이다. 이런 잘못된 정치로는 백성의 죽음을 구제하기 어려우니, 어느 백성이 도덕적인 마음을 기를 수 있겠냐고 반문하는 것이다.

노인들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굶거나 춥거나 하는 일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만 왕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그의 왕도정치론을 누가 허무맹랑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민본주의의 핵심은“하필왈리(何必曰利)”가 아니라 “인의(仁義)”이다.
민본주의의 핵심은“하필왈리(何必曰利)”가 아니라 “인의(仁義)”이다.

지금까지 수박 겉핥기식으로 맹자의 양혜왕(상)편을 살펴보았다. 위에서 보았듯이 맹자의 논리는 언제나 명확하고 일관성이 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착하게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결코 착한 삶을 살지 못할 이유도 없다.

맹자의 말씀은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현실 정치에 일침을 가하는 비서(秘書)이다. 그것도 2천년 전에 예언치고는 놀라운 예지력이다. 지금 정치는 국민을 죽이고도 정치가 그런 것이 아니라 시대가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우린 위정자(爲政者)들에게 준엄한 경고를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진인(眞人)을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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