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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붉은발말똥게 / 이상인

  • 입력 2021.04.19 15:40
  • 수정 2021.04.22 10:33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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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발말똥게

이상인

 

감쪽같이 교문을 들어와

넓은 운동장을 잽싸게 가로질러

그러나 2학년 복도에서 들켜

팔 들고 있는 게

 

도대체 무엇이 기분 나쁜지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서 달래도

큰 집게발을 높이 쳐들고

붉으락푸르락 딱딱거린다.

 

게 섰거라, 고함에도

슬그머니 옆걸음질 쳐

유유히 현관문을 빠져나가는

붉은발말똥게

 

작가 소개 / 이상인
-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시 당선, 2020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수상. 광양중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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