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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이의 아픈 영혼을 치유하라.

방황아, 너를 많이 사랑해줘서 고맙다.

  • 입력 2021.04.16 09:19
  • 수정 2021.04.16 14:49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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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아, 너를 많이 사랑해줘서 고맙다.
방황아, 너를 많이 사랑해줘서 고맙다.

오늘도 방황이는 마지 못해 학교에 갔다. 학교에 가는 것이 정말 싫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엄마와 아빠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연일 싸움의 끝을 향해 달려갔다.

방황이는 항상 가슴이 아팠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더 큰 암 덩어리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친구들이 방황이에게 하나 둘 마음의 담을 쌓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른바 방황이는 반에서 왕따 왕으로 등극하며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엄마 아빠는 허구 헌날 감정싸움만 하고 있으며 믿고 의지했던 친구들은 하얀 눈으로 빤히 처다 보고 있으니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었다.

그즈음 방황이는 운 좋게도 소크라니체 선생님이 만나게 되었다. 소크라니체 선생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매사에 모든 학생에게 담백한 물을 콸콸콸 따라 주는 생수같은 선생님이었다.

소크라니체 : 방황아, 밥 먹었니?

방황이 : 아니요. 안 먹었어요. 그냥 먹고 싶지 않아요.

소크라니체 : 그래 배가 많이 고프겠네. 잠시 걸어볼까. 선생님도 아침을 먹지 않았거든. 우리 빵 하나 먹어볼까?

방황이 : 선생님, 저 학교 다니기 싫어요. 집도 싫구요. 모든 사람이 다 저만 괴롭히는 것 같아요.

소크라니체 : 그렇구나. 그래서 너의 얼굴이 늘 어두었구나.

방황이 : 선생님, ......

소크라니체 : . 할 말 있니? 일단 매점에 가서 뭐 좀 먹어 볼까.

방황이 : 선생님, ......

그렇게 방황이는 소크라니체 선생님을 만나 가슴 속의 응어리를 하나 둘 꺼내어 보여주기 시작했다. 방황이는 산산조각 난 가슴을 조금씩 토해내며 엉엉 울기까기 했다. 소크라니체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엉뚱이를 꼭 안아 주었다.

소크라니체 : 방황아, 오늘부터 선생님이랑 함께 할까.

방황이 : 어떻게 제가 선생님과 함께 지낼 수 있겠어요.

소크라니체 : 오늘부터 점심도 같이 먹자. 혼자 먹으면 맛이 없잖아.

방황이 : 고맙습니다.

소크라니체 : 혹 책 좋아하니? 점심 먹고 도서관에서 차 한 잔 할까?

방황이 : 학원 공부는 싫은데요 책 읽는 것은 좋아해요.

소크라니체 : 좋아 우리 함께 책도 읽고 종종 만나서 자건거도 타자.

좋아 우리 함께 책도 읽고 종종 만나서 자건거도 타자.
좋아 우리 함께 책도 읽고 종종 만나서 자건거도 타자.

방황이의 얼굴은 밝아졌다. 방황이는 소크라니체 선생님과 밥도 같이 먹고 책도 읽었으며 수업이 끝나면 종종 자전거까지 같이 탔다. 방황이는 책을 읽을 때에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특히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장을 독서 노트에 필사했으며 자신만의 생각을 적기까지 했다. 그는 글을 읽으면서 이따금 선생님에게 질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방황이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소크라니체 선생님은 그에게 풍물 선생님을 소개해 주었다. 엉뚱이는 처음에는 선뜻 응하지 않았지만, 친구들이 풍물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장고와 난타를 배워보기로 했다. 장고와 난타를 신나게 치다 보니 머리가 맑아졌고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좋은 감정이 몸에서 불쑥불쑥 일어났다. 특히 엉뚱이는 장고와 난타를 배우면서 친구들과 사이도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또한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 지금은 어엿한 풍물 단원이 되어 신명 나게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방황이의 책상 위에는 하얀 쪽지가 놓여 있었다. 발신자는 소크라니체 선생님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편지였기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방황이는 항상 가슴이 아팠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방황이는 항상 가슴이 아팠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너를 만난 건 천운이었어. 너랑 나랑은 다른 배로 항해를 하고 있었지. 그 배가 바다를 누비며 다니다가 마침내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렸지. 두 배는 나란히 누워 있으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의 상처를 어루 만저 주었지. 이젠 편하게 꿀잠을 잘 수 있겠지. 방황아, 너를 많이 사랑해줘서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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