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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의 두 얼굴

우리의 삶을 차갑게 통찰하자.

  • 입력 2021.03.08 08:20
  • 수정 2021.03.08 14:09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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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말한다. 얽혀있는 삶의 실타래를 풀어내라고.
봄은 말한다. 얽혀있는 삶의 실타래를 풀어내라고.

우린 지금 사회 여러 곳에서 능력주의의 폐단을 보고 있다. 그렇게 숭상하고 숭배했던 능력주의에 대하여 마이클 샌델은‘정의(正義)’에 이어 또다시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얼마 전에 2021년 불평등, 양극화의 끝을 달리는 사회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믿었던 능력주의(能力主義)에 대한 상식이 뒤집힐 수 있다는 논리를 예를 들어 말하고 있다.

"내 능력과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했는가?", 그는‘아니다.’라고 답한다.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게 당연하다고 믿는가?" 그는 또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좁을 뿐만 아니라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믿었던 공정함에는 함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능력주의란 무엇일까?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은 이렇다.“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내가 당연히 누릴 자격이 있다'라고 믿고, '내 성공은 내 재능과 노력 덕분'이라고 믿는 것이다. 또한‘그 사람의 능력만큼 보상과 대우를 받는 것은 공정하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은‘과연 능력대로 하면 정말 공정한가?’라고 반문하며 그는‘능력주의가 왜 문제가 되는지?,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능력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얻은 것인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개개인이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전제한다. 그렇지만 개인이 자신의 재능을 찾아서 그걸 발휘했을지라도 그 결과로 모든 보상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뚱딴지같은 말을 한다.

공정이 모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생각의 허구이다.
공정이 모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생각의 허구이다.

예를 들면 스포츠 인기 종목인 야구 선수가 노력해서 우승하면 그 보상을 많이 받지만,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 선수는 노력하고 우승해도 그 보상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행운이라는 단어를 상기시킨다. 행운은 스스로의 노력이나 유전적 요인으로 재능을 얻을 수 있지만 특정한 가정환경과 사회에서 태어나는 것도 행운이라고 말한다.

만일 야구선수가 고대시대에 태어났다면 베팅연습을 혼자 할 수 있으나, 당시 사람들은 야구선수보다 사냥을 잘하는 사냥꾼에게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 또한 행운의 요소이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알아주고 많은 보상을 해주는 시대에 태어나는 것도 일종의 행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이렇게 뜻밖의 행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자신의 성공 뒤에 있었던 운의 역할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우린 성공 앞에서 고마워하고 겸손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일을 모두 내가 잘했다고 믿기보다는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충분히 발휘해서 보상을 받기까지는 많은 요소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행운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행운을 주목하지 않았으며 너무 과소평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가령 삼성과 현대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끄는 축이지만 정말 그들만의 능력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삼성이 만든 핸드폰이 그들의 능력에 의해서 계발되었지만 그 물건을 사서 소비하는 고객이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삼성은 없을 것이다.

현대 또한 마찬가지다. 현대가 자랑하는 자동차가 그들의 각고의 노력에 의해서 출시되었지만 국민이 소비하지 않았다면 현대 또한 유수의 기업으로 설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삼성과 현대의 능력만 높이 평가했지 뜻밖의 행운과 국민의 마음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의 삶도 하얀 꽃처럼 피어나리라.
우리의 삶도 하얀 꽃처럼 피어나리라.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능력주의의 문제’와 ‘공정이 모든 것이라고 보는 생각의 허구’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스스로 고민하라고 부탁하는 것 같다. 그의 메시지에 주목한다면 그가 제기한 능력주의와 공정함을 적나라하게 분해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의 삶을 차갑게 통찰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 얽혀있는 삶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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