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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장평중, 급식실에서 여는 생일파티

매번 미역국이 나오 때마다 내 생일인 걸로~

  • 입력 2020.11.24 17:09
  • 수정 2020.11.25 11:14
  • 기자명 김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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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장평중에서는 매달 1회씩 그 달 생일인 학생과 교직원의 생일파티를 한다. 생일축하 풍선이 걸리고, 주인공들의 이름이 걸리고, 미역국과 특식을 제공한다. 게다가 급식실에서 준비한 양말 선물도 받는다. 거창한 파티가 아니지만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 날 이름이 급식실에 걸린 것만으로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오늘 또 누구인가 존중받는 기분이겠구나~^^
오늘 또 누구인가 존중받는 기분이겠구나~^^

매번 미역국이 나올 때마다 오늘 또 누구인가 존중받는 기분이겠구나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한마디씩 한다. “오늘 내 생일인 걸로!’ ‘! 이달에 00이 생일이네. 축하해!” “에이, 나는 1월 생일인데...”
 

나의 주민등록상 생일은 11월이다. 요즘 학생들 대부분은 주민등록상 생일이 진짜 생일이겠지만 우리 세대는 음력 생일을 많이 세는 데다 출생신고도 태어난 날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11월 생일파티 날에 아이들 이름 밑에 내 이름이 있었다. 비록 주민등록상 생일이었지만 기분이 좋다. 특히 영양사님으로부터 작고 앙증맞은 양말 선물을 받고 나니 그지없이 고맙고 행복하다. 이 양말이 너무 귀해서 신을 수 없을 것 같다. 하루종일 호주머니에 양말을 담고 다니며 만지작거리고 실실 웃으며 자랑을 했다.
 

생일파티 날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아이들에게 선물까지 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영양사님의 마음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닌 듯해서 예산 세워하셔요.” 했더니 내년에는 급식실 운영비에서 좀 더 알차게 해 볼게요.”라고 한다.

친구야 생일 축하해~^0^
친구야 생일 축하해~^0^

바쁘고 고된 중에 이런 이벤트를 하실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되었냐고 묻자, “아이들을 기쁘게 할 방법을 고민한 끝에 생일파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니 저도 기쁩니다. 내년에는 더 의미 있게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어서 해볼까 합니다.”
 

우리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 급식 시간이다. 학생 수가 적음에도 급식의 질과 맛이 좋아서 모두 만족도가 최상이다. 인스턴트 식품보다 친환경 재료로 만든 직접 조리한 음식들로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한다.
 

모두가 주인인 학교에서 자기 자리에서 스스로 아이들의 기쁨을 위해 무엇을 해 볼까 창의적으로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실천해 보는 것, 그리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학교문화가 아닐까? 누가 시키면 노동 강도의 가중이 되지만, 스스로 찾아서 하는 일은 보람이 된다.

장흥장평중학교 김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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