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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눈발자국 / 이상인

  • 입력 2023.12.05 13:32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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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발자국

            이상인

 

           눈 쌓인 산길을 걸어갈 때

           앞서간 누군가의 발자국에서

          온기를 느낄 때가 있다.

         세찬 북풍 몰아치고

         이 세상의 길은 모두 지워지고

         나를 이끌어가는 발자국 하나

         어서 오라고 손 흔들어대는 것 같아

         급히 따라가다가 문득

         감쪽같이 사라졌을 때

         나도 모르게 두리번거리며

         찾게 된다.

 

         식구도 이웃 형제도

        더군다나 사랑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 세상을 앞장서서 걸어가는 이의

        씩씩한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오래 함께 걸어 온 건만 같아

        머뭇거리지 말고 어서 오라고

        저만치 손짓하며 서 있을 것만 같아

       일순 이마가 따뜻해지면서

       불끈 희망이 솟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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