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이상인
나이를 먹으며 익어간다는 것
마음을 안으로 삭히는 것
살아가면서 만나는
기쁨과 슬픔과 애처로움 같은 것들을
한데 버무리고 뭉쳐서 단맛을 내는 것
연륜이 쌓일수록
얼굴이 벌게지며 부끄러워할 줄 알고
어떤 세파에도 물렁물렁하게 대처하게 된다는 것
지상에 마지막 남은 등불처럼
오래 세상을 깜박인다는 것
작가 소개 / 이상인
-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시 당선, 2020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우송문학상 수상. 진상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