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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도라지꽃 / 이상인

  • 입력 2023.10.04 13:37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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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이상인

 

도라지꽃을 보면 왠지

쓸쓸한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가난하고 안쓰러운 얼굴들이

맑은 산골 물소리처럼

내 앞을 흘러 지나간다.

뻐꾸기 울음소리도 섞여 지나간다.

 

그 이들은 하늘로 올라가서

모두 둥그런 별자리가 되어

눈을 깜박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승에서 쓸쓸하게 살아가는 것은

죽어서 별이 되는 과정이라고,

이따금 그 별들이 잠시 내려와

도라지꽃으로 피는 거라고

가만가만 이야기해 주는 거다.

 

나도 문득 밤하늘에

푸른 별이 되고 싶어져서

도라지 곁에 마냥 서 있었는데

그 사이에도

누군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고

몇 명의 낯익은 별은 내려와

도라지꽃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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