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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의 코끼리에겐 미래가 없다.

방 안의 코끼리 교육은 이젠 그만

  • 입력 2022.01.19 10:38
  • 수정 2022.02.20 12:50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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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상상의 날개를 낳는다.
생각은 상상의 날개를 낳는다.

우린 종종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을 하곤 한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그에 맞는 알찬 내용이나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대학합격을 홍보하는 플래카드를 많이 볼 수 있다. 학교 및 학원은 우린 정말 좋은 교육을 하는 곳이라고 광고를 하기 위한 방편이겠지만 정말 그곳에 나열된 대학 및 학생 이름이 좋은 교육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 빛만 좋은 교육의 민낯은 아닐까?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삶을 클로즈업해보자. "그들에겐 앞으로 스마트폰도 불필요하다. 시계, 옷, 안경 그리고 몸에 부착된 작은 장치를 통해 24시간 내내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그들의 하루 시작은 개인용 로봇과 인사하고 조리된 아침을 먹으며 가상 조수에게 하루의 일정을 보고 받는다. 그 후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무인 자동차를 호출하여 일을 본다. 혹 시간이 있으면 가상현실을 통해 전 세계 곳곳의 관광지, 박물관, 공원, 공연장을 다녀온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가 혼란스러울 만큼 흐릿해진다."

이것은 공상소설의 내용이 아니다. 머지않아 이런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21세기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적응하려면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즉 획일화된 우리가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 교육제도는 그러한 능력을 키워주는 것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금도 대학 및 점수타령만하고 있을 뿐이다.

수능시험 언어영역문제를 잠시 엿보자. "복합지문 - 꿈을 주제로 다룬 시와 혁명을 꿈꾸는 허균의 글을 지문으로 제시한다." 당연히 아이들의 머리를 따분하게 하는 그런 유의 문제이다.

질문은 이렇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다음에 이어질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화자의 가치관과 유사한 보기를 찾아보자. 다음 중 외재적 감상방법이 아닌 것은?" 등등 몇 가지 정형화된 질문을 던진다.

이런 문제를 푸는 방법은 결코 어렵지 않다. 그저 이와 유사한 문제를 반복해서 풀고 또 푸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 없이도 바로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이 생긴다.

창의적인 사고는 질문자의 의도를 놓칠 수 있기에 금물이다. 이렇게 준비를 철저히 해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은 어른들에게 칭찬을 받을 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의 플래카드에 이름까지 새겨주곤 한다.

무엇이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다고 생각하는가.
무엇이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다고 생각하는가.

아직까지도 중등학교에서는 이런 시험을 통해 아이들의 학습, 지력,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동조한 학생, 교사, 학부모는 무비판적으로 그 척도의 기준을 받아들이고 있다. 더나가 명문대에 진학할 졸업생을 많이 배출했다는 자부심까지 갖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교육 현장에도 혁명이 필요하다. 정의, 공식, 수준 낮은 문제 처리법을 머릿속에 잔뜩 집어넣게 하는 교육 방법은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 또한 인터넷으로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직무 능력을 키우는 가르침은 산업사회의 유물로 남겨두어야 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들어보며 빛 좋은 교육의 방향을 생각해보자. "이미 있는 것이라고 해서 모두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계산할 수 있다고 모두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이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다고 생각하는가. 아이들의 미래를 가로막는 방 안의 코끼리(모두가 알지만 감추고 싶어 하는 불편한 문제) 교육은 이젠 그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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