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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예찬

가을 서정

  • 입력 2021.11.12 09:37
  • 수정 2021.11.12 09:41
  • 기자명 장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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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데인 물집 여물기도 전에

소낙비에 터진 상처 아물기도 전에

무서리 내리던 날 입술마저 터졌건만

눈도 멀고 귀도 먹어 입조차 닫혔건만

 

향기만은 살아서 천리를 품었더니

세파에 맞은 몸 성한 곳 없어도

안으로만 익어서 삼중고도 잊었구나

 

피멍 든 상처마다 향기로 채우고

구멍 난 가슴마다 사리불을 앉혔으니

시간을 팔아 삶을 얻었구나

삶을 팔아 영원을 샀구나

아름다운 영혼을 질그릇에 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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