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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새소리 / 이상인

  • 입력 2021.10.13 10:57
  • 수정 2021.11.01 11:58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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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

/ 이상인

 

산길을 걸어가는데

솔방울처럼 떨어지는 새 소리가

내 정수리에 박혔다.

잠시 따끔했지만 이내 환해졌다.

 

새소리는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실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내 몸 여기저기에 뿌리를 뻗으면서

가지마다 연둣빛 새소리가

가득 피어나고

나는 갈수록 계곡물처럼 말개졌다.

 

생각 속에도 실뿌리가 번져

쑥쑥 키 자라는 한 그루의 새소리

나를 만나는 이들도

아름다운 새소리를 듣고 놀라워했다.

 

한 호흡, 내뱉을 때마다

새소리가 포롱포롱 날아다니고

세상이 온통

연한 날갯짓으로 가득했다.


작가 소개 / 이상인
-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시 당선, 2020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우송문학상 수상. 진상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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