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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스승

그리운 날들

  • 입력 2021.08.12 15:01
  • 수정 2021.08.12 15:13
  • 기자명 장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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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

위의 문장은 중국 명나라 때 유행한 말이라고 합니다. 친구가 되지 못하는 스승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뛰어난 공감 능력을 말하는 건 아닌지. 제자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사랑하며 이끌어 줄 수 있는 마음과 능력을 갖춘 자라야 친구 같은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걸까요?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 함은, 그에게서 배움을 공유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뜻일까요?

그러고보니 누군가의 친구가 되는 것도, 스승이 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단순히 먹고 마시고 수다 떠는 친구가 아니라 진심을 나누고 내 아픔에 같이 울어주는 인생의 벗을 말함이니 참으로 어려운 조건이 분명합니다.

위의 문장에 나를 비추어보니 부끄러움 뿐입니다. 나는 교직에 있을 때 제자들의 친구가 되었는지, 스승의 덕목을 천만분의 일이라도 가졌었는지 돌아보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교단에 서기 전에 저 문장을 알았더라면 좀더 나은 삶을 살지 않았을지. 아니, 교직이 아닌 다른 길을 갔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교육이라는 말도 명치천황의 말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것이 학교다 188쪽 채현국 선생 인터뷰 중에서)

어원을 알고 나니 함부로 쓰거나 말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채현국 선생에 의하면 가르치고 키운다는 교육의 정의는 매우 건방지다는 것입니다.

숨겨진 의미를 제 나름대로 짐작해보니 학생들은 스스로 배우고 자랄 뿐이니 조력자 역할에 그친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소극적 의미로 볼 수도 있으나 그만큼 학생의 의지와 재능을 소중히 하며 자기주도적 학습자가 되도록 돕는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19로 선생님도 학생도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 도움의 손길이 더 절실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매우 클 것입니다. 오직 학교에 의지해야 배움이 가능한 학생, 돌봄이 절실한 학생, 학습부진 학생들은 누적된 학습격차로 더 힘들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마음을 터놓을 친구 같은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19는 무한한 애정과 열정을 지닌 스승을 그리워하게 합니다. 선생님들도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시겠지요. 날마다 대면수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빕니다. 즐거운 체험학습도 마음껏 누리는 날이 오기를 멀리서 응원합니다.

내 인생의 아름다운 터전이었던 학교와 교실에서 친구 같은 스승, 친구 같았던 동료들과 나누었던 추억을 반추하니 모든 날이 그립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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