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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여! 맹자의 역성혁명을 재해석하라.

맹자의 역성혁명은 아직도 유효하다.

  • 입력 2021.06.29 16:30
  • 수정 2021.06.30 10:19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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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여! 맹자의 역성혁명을 재해석하라.
청소년이여! 맹자의 역성혁명을 재해석하라.

우리 국민은 몇 년 전 촛불혁명을 통해 대통령을 자리에서 내려오게 한 적이 있다. 감히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다니 정말 놀라운 사건이다. 그러나 이런 사건을 문헌에서 찾아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천삼백 년 전 맹자는 이미신하는 왕을 죽일 수도 있다라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주장하여 당시 왕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런 개혁적인 사상가를 어떤 왕 도 나라의 고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백성의 삶을 보살피기보다는 전쟁을 통해 황제가 되고 싶은 제나라 선왕과 맹자의 대화에서 역성혁명의 어원을 찾아볼 수 있다.

제 선왕 왈 : 은나라 탕왕은 하나라의 걸왕을 추방시켰고, 주나라 무왕은 은나라 주왕을 토벌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맹 자 왈 : 옛 문헌에 나와 있습니다.

제 선왕 왈 : 신하가 모시는 왕을 시해(弑害)함이 옳습니까?

맹 자 왈 : ()을 해치는 자를 적()이라 하고, ()를 해치는 자를 잔()이라 하고, 잔적(殘賊)한 자를 보잘 것 없는 사내라 부르니, 저는 보잘 것 없는 주()를 죽였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왕을 시해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제나라 선왕은 맹자의 역성혁명을 듣고 얼굴색이 급변하지만, 맹자는 태연하게 선왕에게 왕도정치를 강조하기 위하여 드린 말이라고 은근슬쩍 넘어간다. 나중 중국 역대 왕들은 유독맹자라는 책을 불온서적으로 취급하여 지식인에게 읽지 못하도록 금서 조치를 하고 만다.

한편 조선왕조의 건국은 바로 맹자의 역성혁명을 그대로 실현한 사건이다. 당연히 당시 사대부의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 맹자를 통독한 정몽주라는 깨어있는 선각자가 있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

고려 말 신돈으로 대표되는 불교의 타락상과 권문 세도의 횡포가 도를 넘을 때 포은 정몽주는 삼봉 정도전을 만나 맹자의 가치와 충격을 그래도 전해준다.

삼봉은맹자를 처음 접하면서 얼마나 가슴이 뛰었을까?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 모습이 선연하다. 분명 삼봉은맹자를 반복해 읽으면서 가슴이 벅차올랐을 것이며 혁명의 의지 또한 불태웠을 것이다.

결국 삼봉은맹자를 통해 고려의 일그러진 정치에 칼을 대었고, 마침내 이성계의 참모가 되어 역성혁명을 강행하고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곧은 영혼은 곧은 영혼을 부른다.
곧은 영혼은 곧은 영혼을 부른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 우리 역사에서 몇 번의 사이비(似而非) 역성혁명을 엿볼 수 있다. 세조의 왕위찬탈, 5.16군사정변, 12.12신군부 반란까지 통한의 역사는 반복된다. 그렇지만 4.19 의거,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 등에서 맹자가 말한 역성혁명의 참뜻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맹사의 역성혁명은 우리나라 정치에도 큰 영향을 주었으며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우린 높고 귀한 왕의 권력도 백성을 못살게 굴고 섬기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백성에게 내침을 당할 수 있다는 역성혁명론에서 민본주의(民本主義)의 탯줄을 감지할 수 있다.

순자 또한 역성혁명은 말하지 않았지만, 맹자와 같은 맥락에서 백성의 섬김을 강조한다.물은 배를 뜨게도 하지만, 가라앉히기도 한다.”라고 주장하며 백성을 물에 비유하여 통치자의 잘못된 정치에 일침을 가한다.

우리 역사에서 과연 국민이 주인으로 제대로 대접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대통령의 핏줄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 중에서 국민에게 통솔권자로 위임을 받을 뿐이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맹자의 역성혁명은 유효하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맹자의 역성혁명은 유효하다.

정치인이여!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기업인이여! 기업의 이윤은 사원의 희생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공직자여! 임의 권위는 그대의 봉사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명심하기 바란다.

맹자의 역성혁명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효하다. 아니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그의 말은 금쪽같은 명언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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