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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맹자를 필독해야 할 이유

맹자가 탐욕 왕을 깨우치다.

  • 입력 2021.06.28 09:11
  • 수정 2021.06.28 09:46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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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여! 맹자를 꼭 읽기 바란다.
청소년이여! 맹자를 꼭 읽기 바란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아직도 우린 두 동강 난 땅덩어리로 나뉜 채 그 아픔을 가슴 깊이 지니고 있다. 바로 이념 때문이요, 생각의 차이 때문에 일어난 비극이다.

삶에서 옳음은 무엇이고 그름은 뭘까? 옳음과 그름을 말하기 전에 사람부터 말했으면 좋겠다. 우리 주위엔 옳음이란 가면을 쓰고 그름을 단죄한다고 큰소리를 치는 소인(小人)이 있는가 하면, 대의(大義)에는 뜻이 없으면서 자신만이 최고라고 말하는 졸장부가 있다. 이들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연일 갈등지수를 높이고 있다.

만약 맹자가 우리의 일상(日常)을 보고 있다면 뭐라고 말할까? 오늘은 아성(亞聖) 맹자에게 양혜왕 하편의 말을 들어보며 과연 우리 삶이 진일보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맹자는 왕이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여민동락(與民同樂)'을 강조한다. 맹자는 제나라 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그럼 당신은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한다.

그는 만약 왕이 여기에서 음악을 연주하는데 백성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모두들 머리를 아파하고 이마를 찡그리며 서로 말하길 '우리 왕은 음악을 연주하길 좋아하는 구나. 그런데 어찌해서 우리를 이토록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인가!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만나지 못하고, 형제와 처자는 흩어졌구나'라고 가정해 보자고 한다.

그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왕이 백성들과 즐거움을 같이 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정치가 아님을 깨우쳐 주는 이야기이다. 왕이 전쟁을 좋아하니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상태에서 백성들이 어찌 왕이 즐기는 음악을 기뻐하겠는가? 그렇도 백성을 전쟁터로 내몰고 왕만이 즐기는 음악 아닌가?

맹자는 한발 더 나가 제나라 선왕에게 동산(휴양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 마침 선왕이 자신은 사십 리의 동산을 가지고 있고, 옛 문왕은 칠십 리의 동산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하여 백성들은 제 동산은 크다고 하고 문왕의 동산은 작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반문한다.

"문왕의 동산은 사방이 각각 칠십 리였지만, 모든 백성에게 개방하여 함께 그곳을 사용했으며, 당신은 백성들과 동산을 함께 사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혹 동산에 들어오는 백성이 있으면 죄인으로 다스린다고 하니, 이것은 동산 안에 함정을 만들어 놓은 것과 다름이 없으니 당연히 백성들은 당신의 동산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맹자는 이렇게 논리를 펴며 제나라 선왕에게 즐거움을 백성과 나누지 못함을 넌지시 던지며 패도정치와 독재정치에 일침을 가한다.

다음으로 '왕도정치와 욕심'대한 말을 이어간다. 제나라 선왕이 묻는다. 백성들이 명당을 헐어버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자 맹자는 탐욕이 아닌 왕도정치를 할 수 있다면 허물지 말라고 충언한다.

그러자 선왕은 맹자에게 왕도정치에 대하여 지혜를 구한다. 맹자는 옛 문왕의 일화를 들려준다. "문왕이 어느 지역을 다스릴 때 농부에게는 1/9의 세금만 거두었고, 공직자에게는 대를 이어 월급을 주었으며, 세관과 시장에게는 감시만 하게 하고 세금은 거두지 못하게 했으며, 죄인에 대해서는 가족까지 함께 처벌을 하지 않았다."

즉 문왕은 백성에게 이상적인 토지제도를 만들어서 백성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이 했으며, 공직자뿐만 아니라 죄인까지도 배려하는 사랑의 정치를 베풀었다고 일러주는 것이다.

제나라 선왕은 좋은 말씀이라고 받아들이며 자신의 결점 한 가지를 밝힌다. 다름 아닌 재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맹자는 왕이 재물을 좋아하더라도 백성과 함께 한다면 착한 정치를 실행하는 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며 왕을 격려한다.

그러자 왕은 자신은 여색 또한 좋아하는 결점이 있다고 말하자, 맹자는 '옛날 대왕(고공단보)은 여색을 좋아해 왕비를 사랑했다. 그는 아침에 말을 타고 기산 아래 이르러 강씨 부인과 함께 와서 살 곳을 살폈도다'고 하면서 서경에 나와 있는 왕이 왕비를 사랑하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처럼 대왕이 왕비를 사랑했으며 백성들은 그를 본받아 가정에 충실했으니 어찌 남편이 없어 원망하는 여자가 있었을 것으며, 아내가 없는 외로운 사내가 있었겠는가. 따라서 왕이 여색을 좋아하더라도 백성과 함께 한다면 좋은 정치(왕도정치)를 행하는 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마무리 짓는다.

국민은 위정자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국민은 위정자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음으로 '인재를 얻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맹자는 왕을 찾아 뵙고 오래된 나라에서 대를 이어서 나라에 봉사할 신하가 있어야 하는데 당신의 나라에는 그러한 신임할 만한 신하가 없다고 말한다. 능력 있는 사람들을 모두 파면해 놓고도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덧붙인다.

왕은 그들이 능력이 없어서 파면했다고 변명하면서 과인이 어떻게 하면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고 등요하거나 파면할 수 있냐고 묻자 맹자는 다음과 같이 방법을 일러준다.

"나라의 왕이 인재를 등용할 때에는 매우 신중 해야 한다. 그가 재능이 있다면 신분이 낮은 사람이라도 신분 높은 사람을 뛰어 넘게 하며, 사이가 먼 사람이라도 가까운 사람을 뛰어넘게 해야 하는데, 어찌 신중히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혹 나라 사람들이 모두 현명하다고 말한 후에 그를 잘 살펴보고 현명한 점을 발견하고 나서 그를 기용하십시오. 또한 나라 사람들이 모두 좋지 않다고 말한 후에 그를 살펴보고 좋지 못한 점을 발견하고 나서 내치십시오. 그리고 나라 사람들이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한 후에 그를 살펴보고 죽여야 할 점을 발견하고 나서 죽여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 사람들이 그 사람을 죽인 것이 됩니다. 이렇게 한 후에라야 백성들의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맹자의 인재등용방법의 핵심은 백성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백성들의 마음을 읽으면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으며 간사한 신하를 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도한 왕은 제거해도 된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론이다. 전국시대의 왕들에게 맹자가 미움을 사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론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맹자가 어떤 왕의 책사로도 등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금서(禁書)가 되었던 이유임을 추정할 수 있는 이론이다.

제나라 선왕이 "탕왕이 걸왕을 내쫓았고, 무왕은 주왕을 정벌했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맹자는 "전해 오는 기록에 그런 사실이 있습니다:고 대답한다.

왕이 묻는다.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것이 옳습니까?"

맹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인(仁)을 해치는 자는 남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는 잔인하게 구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남을 헤치고 잔인하게 구는 자는 인심(人心)을 잃어 고립된 사람일 뿐입니다. 저는 인심을 잃어 고립된 사람인 걸과 주를 처형했다는 말은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공자의 정명사상(正名思想)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명제가 잘 드러나 있다. 즉 유가에서 말하는 왕은 인과 의를 바탕으로 사랑(德)을 지니고 백성을 위한 어진 정치를 행하여한다는 것이다.

결국 맹자는 탕왕과 무왕이 걸왕과 주왕을 내쫓거나 죽인 것은 신하가 군주를 죽인 것이 아니라 인과 의를 해치는 무도한 한 사내를 처벌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대는 역사를 떳떳하게 대면할 수 있겠는가?
그대는 역사를 떳떳하게 대면할 수 있겠는가?

이상으로 양혜왕(하)편에서 핵심 사상을 정리해 보았다. 호랑이는 한 사람만 먹으며 살상을 멈추지만 인간의 탐욕은 한 사람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정치가 아닌 몽둥이나 칼로 사람을 죽인다면 몇 명이나 죽이겠는가?

백성을 우민화(愚民化)하여 사욕을 취하다 못해 전쟁까지 불사한 전국시대의 왕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당시를 살았던 백성들의 신음소리가 귓가에서 맴돈다.

우리 또한 사람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와 사랑은 빼버린 채 오직 지식만으로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다면 비록 개인은 권력과 돈을 취하니 좋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힘든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한 가정의 부모가 된다는 것, 한 직장의 리더가 된다는 것, 한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통찰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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