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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가짜 행복을 안내하지 말자.

가짜 행복을 강요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 입력 2021.04.29 13:17
  • 수정 2021.05.18 17:33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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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갑자기 핸드폰이 '카톡, 카톡'하며 애타게 울었다. 메시지가 도착했으니 확인해 달라는 간절한 신호였다. 3A양은 중간고사를 보았는데 점수가 엉망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A양이 절망적인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했다.

오늘 00과목 시험을 보았는데 점수가 낮게 나왔어요.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해요. 너무 힘들어요. 그냥 눈물이 나와요. 어떻게 하죠. 저는 문과 지망생이라 언어 과목을 잘 못 보면 대학교 가는데 지장이 있어요. 제가 원하는 학과를 가지 못할 것 같아요.”

문자를 확인하고 A양이 답답하고 불안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가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와서 눈물까지 흘렸다고 했다.

A양처럼 시험 결과를 확인하고 절망하는 학생이 참 많다. 시험이 끝나면 만족해하는 얼굴보다 우울한 표정으로 집으로 향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A양과 친구들이 시험을 보는 이유가 뭘까? 꼭 잘 보아야만 할까? 혹 조금 낮은 점수를 받으면 정말 생활하는데 문제가 있을까?

왜 시험을 잘 봐야하냐고 물으면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좋은 대학에 가려구요. 그곳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연봉이 높은 직업을 선택하고 싶어요. 그러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잖아요."

돈만 많으면 정말 행복할까? 기성세대는 매일 돈타령과 출세타령만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학생들은 친구들과 점수타령과 비교타령을 하며 미래의 행복을 꿈꾼다.

정말 시험을 잘보고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A양이 시험을 잘 보았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게 해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고 연봉이 높은 직업을 선택했다고 하자. 그 다음에 무엇을 할거니 물어보면 십중팔구 쇼핑하고 여행다니고 맛있는 것 먹으면서 재미있게 놀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겠다고 말한다.

A양에게 냉정하게 물어보고 싶다. 돈을 많이 모아서 정말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 다음에는 또 뭘 할 건가? 그녀는 분명 망설이다가 "? 그 다음이요?" 말끝을 흐리면서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다음의 삶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행복을 잘 가꾸고그러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 일하고, 그 돈으로 가족과 함께 외국 여행도 가고 그렇게 살아야 행복하죠."

그게 우리나라 청소년의 인생 목적일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그들은 죽도록 12(초등, 중등)을 밤낮을 쉬지 않고 공부했단 말인가.

A양은 인생의 목적이 있는 걸까? 한번이라도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 생각해보았을까? 우리사회는 청소년 개개인의 삶의 목적은 접어둔 채 무조건 공부만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행복하다는 것이다.

행복, 그것은 오직 개인이 결정해야 할 몫이다.
행복, 그것은 오직 개인이 결정해야 할 몫이다.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지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남들과 비교하는 '비교타령'이 아닐까 생각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라는 것은 바로 행복의 출발점을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삶의 주인은 나인데 왜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여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돈이 많고 적음으로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니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다른 사람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행복을 찾으려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가련하지 않은가?

기성세대는 청소년에게 남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대면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행복은 다른 사람과 경쟁에서 이겨야만 느낄 수 있는 비교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샘솟는 감정임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자신의 내면에서 일렁이는 목표를 세우게 하고 어떻게 해야 그것을 이룰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해야 한다. 그 작은 목표가 완성되면 인생 전체를 이끌어갈 목적 또한 구체적으로 계획하게 해야 한다.

왜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여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는 말인가?
왜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여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는 말인가?

기성세대에게 부탁하고 싶다. 청소년에게 가짜 행복을 안내하지 말자. 월급 많은 안정적인 직장과 사람 위에서 권력을 행하는 기관과 하늘 높은 빌딩을 소유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지 말자.

삶은 돈이라는 작은 목표가 아닌 그 너머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이 있음을 알려주자. 그것이 이웃에 대한 사랑일지 봉사일지 아니면 나눔일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오직 그것은 개인이 결정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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