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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세요'를 사랑하는 당신께

돈부자도 좋지만 마음부자가 되세요.

  • 입력 2021.04.07 10:12
  • 수정 2021.04.07 13:28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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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세요. 사람은 돈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사람은 돈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우린부자 되세요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왜 부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말이 없다.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다. 그냥 부자가 되면 된다.

가난(家難)이는 빈곤(貧困)이와 결혼하여출세(出世)’라는 큰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얼마 후태운(太運)’이라는 둘째를 출산했으며 마지막으로평범(平凡)이와 보통(普通)’이라는 쌍둥이 막내까지 얻었다.

가난과 빈곤은 소농의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한글은 겨우 읽을 정도이며 쉬운 덧셈과 뺄셈만 가능했다. 하지만 그들은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았으며 주어진 노동일을 사랑했다.

그들 부부는 열심히 살았다. 그 누구보다 일을 일찍 시작했으며 주말까지 반납하며 일벌레처럼 논밭에서 생활했다. 그렇지만 흔히 말하는 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냥 먹고 살면서 자식들을 학교에 겨우 보낼 정도였다.

첫째 출세는 어릴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학교에 입학해서는 각종 시험에서 만점을 받곤 했다. 물론 명문 대학 법대에 입학하여 부모님의 이름을 온 천하에 알렸다. 출세라는 이름은 매스컴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으며 그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은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모와의 거리는 멀기만 했다.

부자가 된 출세는 부모를 찾아뵐 수가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집에 오지 않았으며 명절 때마저 고향을 방문하기는커녕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그래도 부모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큰아들 유명세를 자랑하며 목에 힘을 주곤 했다.

역시 아들은 잘 키워야 해. 권력기관에 근무하다 보니 여러 곳에서 청혼이 들어오더라구. 부자 처가를 만난 것도 아들 복 아니겠어. 며느리가 매달 많은 용돈을 보내주니 지금은 돈의 구애는 받지 않고 살고 있지. , 살다보니 이런 좋은 일도 있어.

그들은 이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했지만, 그들 가슴에는 돌멩이처럼 단단한 응어리가 박혀 있었다. 집안의 기둥이라고 생각했던 출세가 막상 성공하여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 삶을 사는 것이 기쁘지만은 않았다.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다.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다.

둘째 태운이는 어릴 때부터 공부보다는 놀이를 좋아했다. 형인 출세보다 공부는 못 했지만 나름 똘똘하게 처신을 잘하였다. 그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에서 근무하였다.

형인 출세처럼 명예나 부를 손에 쥐지는 못했지만, 가정을 이끌어 가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하지 못했던 취미를 찾아 익히고 있으며 시간을 내어 부모님 또한 자주 찾아뵙는 말 없는 효자였다.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격에 맞은 아들이었다.

막내 평범이와 보통이는 형들에 비해 공부도 놀이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부모의 노고에 답이라도 하듯 어렵게 지방대학교를 졸업하고 결국 공무원이 되었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기에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과 친분을 쌓으며 활발하게 대인관계를 가졌다.

그들은 대인관계 지수가 높았기에 귀하고도 맛있는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들은 그 음식을 먹을 때면 부모님을 생각했고 반드시 그 음식을 준비하여 부모님께 대접하였다. 부모를 대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이 없다는 옛말이 틀린 것 같았다.

이렇게 가난과 곤란 부부는 네 아들을 키우면서 삶의 엄숙함과 비장함을 경험하였다. 지금은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가 되었지만, 그들은 젊은 시절에 꿈꾸었던부자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가슴에서 꺼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부자 되세요를 새롭게 해석하였다.

무조건 열심히만 일하며 큰 부자가 될 줄 알았는데 삶은 그걸 쉽게 허락하지 않았어.
무조건 열심히만 일하며 큰 부자가 될 줄 알았는데 삶은 그걸 쉽게 허락하지 않았어.

젊은 시절에는부자 되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았지. 무조건 열심히만 일하며 큰 부자가 될 줄 알았는데 삶은 그걸 쉽게 허락하지 않았어. 자식들을 키워보니 돈부자보다는 마음부자가 훨씬 행복한 것 같애. 한때는 태운이와 평범, 보통이를 서울로 대학을 보내지 못해 후회를 많이 했었지. 지금 삶을 돌아보니까 그들이 우리 부부에게 행복을 더 많이 안겨주고 있어. 큰아들 출세를 볼 수 없어서 가슴 아프지만, 그것 또한 운명인가 봐. 신은 모든 것을 주지 않은 것 같아.

마지막으로 당부하고픈 말이 있어. 모두가 부자로 살았으면 좋겠어. 돈부자도 좋지만 마음부자로 살면 어떨지. 이젠 세상도 돈보다는 사람이 우선이어야 않겠나. 기억하시게나. 사람은 돈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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