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낯선 곳을 찾아갈 때 GPS를 켠다. 그러면 GPS는 두말도 하지 않고 목적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안내한다. 물론 GPS를 잘 못 판독해 종종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인생에서 GPS가 꼭 필요할까? 사는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알고 GPS를 켜야 하지 않을까. 현대인의 삶은 목표지향적이다. 그러나 목표(행복 추구)를 향한다고 하지만, 사는 모습을 보면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마냥 앞으로 걸어가기에 바쁘다.

삶에서 GPS를 켜기 전에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린 많은 시간을 삶의 목표가 아닌 삶의 수단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행복을 좇는가. 아니면 돈과 지위를 좇는가.

돈과 지위는 행복을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더 많은 돈과 더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하여 행복추구권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은 대략 이렇다.

항상 시간을 돈으로 생각한다. 시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에 이로 인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허비하면 불안해한다. 그러다 보니 돈이 많아질수록 시간을 황금처럼 생각한다. 결국 시간 지각 능력이 뒤틀려 삶의 목표까지 가지 못한다.

만약 이런 사람이 GPS를 사용한다면 오직 생산성이나 효율성에 초점이 맞출 뿐, 행복 추구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희미한 기억으로 남을 뿐이다.

이런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몇 가지 생각거리를 던지고 싶다.

1. 돈과 지위가 아닌 행복 추구권을 찾아가는 삶을 살자.

2. 일하는 시간을 조금씩 줄이고 노는 시간을 약간씩 늘려보자.

3. 종종 남에게 이익을 주는 행동을 하면서 살자.

4. 바쁜 일정에서도 자유시간을 짬짬이 만들어 즐기자.

5.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사람들과의 교류나 만남을 자제하자.

6. 일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늘리자.

7. 시간 지각 능력을 높여라. 오직 일만이 훌륭한 삶은 아니다.

잠시 미하일엔데가 쓴 ‘모모’라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모모를 만나보자.

그는 "느리게 갈수록 더 빠른 거야"라고 말한다. ‘ 여유가 없다고 /

시간이 없다고 / 앞만 보며 달리다가 / 정말 소중한 걸 놓치면 안 돼요. /​

놓쳐야 할 것,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 잘 구분하여 달린다면..... / 구분할 시간조차 없다고 / 모든 걸 다 짊어지고 달리는 것보다 / 더 빠를 거예요.”

모모의 말처럼 느리지만 목표와 행복을 향해 쉬엄쉬엄 가야 한다. 우린 종종 주인과 손님이 뒤바뀌는 삶을 살고 있다. 주인이 해야 할 일인데 손님 입장에 머물면서 일에 집착하는 모순된 행위를 하고 있다.

시간이 돈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지 말자. 때로는 한 두시간 정도는 빈둥빈둥 놀면서 삶과 행복을 맛보며 자유시간을 만끽해야 한다.굳이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에게 증명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삶의 방식대로 소소한 삶의 목표와 행복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

자신에게 행복 추구를 위한 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 더불어 미래에 큰 행복이 다가오리라 기대하지 말자. 지금 가까이에서 행복을 오감(五感)으로 느끼자.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주변에 있는 봄의 전령들을 만나 보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 것이다. 짙은 녹색 옷을 입고 앙증맞은 자태로 하늘을 향해 줄달음치는 새싹들이며, 빨강과 하얀색으로 온몸을 단장하고 바람 따라 살랑거리는 복숭아와 배꽃을 본다면 가슴이 심쿵거릴 것이다.

반지의 제왕을 쓴 J.R.R 톨킨은 ”방황하는 모두가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린 삶에서 GPS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따금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있겠지만 그 또한 행복 추구를 위한 귀한 시련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