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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꾸 말을 걸고 싶어진다 / 이상인

  • 입력 2021.03.24 10:20
  • 수정 2021.04.18 08:45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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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말을 걸고 싶어진다

이상인

 

봄이 되니 자꾸 말을 걸고 싶어진다.

주절 주저리 매화가 피었다고

직박구리 꿀 따기 전에 좀 가져가겠다고

사정하는 조잘거림 알아듣게 번역해서

너에게 전송해주고 싶다.

 

너는 봄이 되니 무엇을 말하고 싶어지니

 

차츰 눈 풀린 앞 강물이

어서 오라고 뒤 강물에 전해주는 말

알아듣고 졸졸 따라가는 붕어며 피라미 떼

, 그 어지러운 송알거림

 

입 큰 목련이 한마디 말로 떨어져 내리면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흰 배꽃, 사과꽃들의 반짝이는 속삭임

봄이 되니 덩달아 말을 하고 싶어진다.

 

새싹 내미는 네 물오른 마음 가지에

자꾸 연둣빛 말을 걸어두고 싶어진다.

 

작가 소개 / 이상인
-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시 당선, 2020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수상. 광양중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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