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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같은 삶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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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같은 삶은 이제 그만
  • 김광호
  • 승인 2021.02.2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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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 주인이 된다는 것,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린 과연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

Q군은 홀어머니 밑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자랐지만 아버지의 빈자리는 여전히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 Q군은 그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서태지와 아이들을 택하였다. 그들의 노래와 춤에 흠뻑 빠져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Q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일명 춤꾼으로 불리었다.

Q군은 하루 종일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가사와 안무만을 생각하며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워나갔다. 당연히 학교에서 공부는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서태지와 아이들만 생각하며 생활을 했을 뿐이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던 Q군은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S선생님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춤꾼인 Q군의 성적은 바닥이었으며 미래에 대한 비전 또한 전혀 없었다.

그런 Q군이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시작 하였다. S담임의 어떤 말 한마디가 그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던 것이다.“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하늘의 명을 기다려라”라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었다. S교사는 반 학생과의 첫 만남에서 백묵으로 칠판이 꽉 찰 정도로 이 한자를 크게 썼다.

혹 염화시중(拈花示衆)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글자 그대로‘꽃을 대중에게 보여 준다’는 의미이다. 석가모니가 설법 도중에 갑자기 제자들에게 꽃을 들어 보여주었다. 다른 제자들은 어리둥절하며 스승의 마음을 읽고자 했으나 가섭(迦葉)이라는 제자만이 스승이 들었던 꽃을 보고 그냥 미소를 지었던 것이다.

마치 Q군이 S교사가 칠판에 쓴 글귀를 보고 홀로 마음의 미소를 지었듯이 가섭은 그렇게 해서 깨달은 자가 되었으며 삶의 주인으로 태어났던 것이다. 왜 가섭은 그 상황에서 꽃을 보고 웃었을까? 또 왜 부처는 가섭을 깨달은 자로 인정했을까?

가섭을 제외한 모든 제자들이‘스승이 왜 꽃을 보여주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가섭만은 그냥 그 꽃만을 보고 웃었을 뿐이다. 즉 지금 오로지 그 꽃을 보며 그 꽃의 아름다움에 빠졌던 것이다. 가섭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그곳에 있었기에 오로지 눈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꽃으로 향했던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하늘의 명을 기다려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하늘의 명을 기다려라.

혹 우린 짝퉁 같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즉 몸과 마음이 함께 하지 않고 몸 따로 마음 따로 삶을 살았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음식에 집중하지 않고 마음은 PC방에 가 있다든가, 여행을 하면서도 풍경에 집중하지 않고 잃어버린 돈을 생각한다든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있으면서도 체온을 느끼지 않고 다른 이성을 생각하는 그런 가짜의 삶을 살아 왔던 것이다.

이른바‘임제어록’에 들어있는 임제선사의 여덟 글자의 가르침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다.

혹 삶의 순간순간을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혹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 생겼을 때‘NO'라고 말할 수 있는가? 늘 마주치는 기쁨과 행복은 더 집중해서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슬픔과 고통은 더 처절하게 온몸과 마음에서 멀리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지금을 당당하게 살 수 있고, 삶의 주인으로 우뚝 설 수가 있다.

Q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을 몸과 마음으로 함께 했기에 결국 작은 소망이었던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매사를‘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임하기에 항상 주인으로 진짜 인생을 살고 있다.

Q군은 결국 제2의 가섭(迦葉)이었으며, 그는‘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또한 임제선사의 정신적 수제자가 되어‘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의 가르침을 죽는 날까지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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