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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팔꽃 / 이상인

  • 입력 2020.10.28 16:25
  • 수정 2020.11.16 21:41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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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이상인

 

월산리 마을 회관 담벼락에

입술 붉게 칠하고 모여서
동네방네 시끄럽게 입방정 떨어 댄다.

 

이거도 좋은 한 때라 생각하는지

마을 어르신들 모른 체하고
지나가는 이들이 지그시 웃음 짓는다.

 

그래 저물 무렵까진 잠시 잠깐이다.

그동안 할 말 못 할 말
신나게 조잘조잘 떠들어라.

온 동네가 떠나가게 나팔을 불어 젖혀라.

 

작가 소개 / 이상인 
-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등단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수상. 광양중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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