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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다른 이름, 졸업!

회자정리, 거자필반

  • 입력 2022.01.11 16:55
  • 수정 2022.03.23 14:49
  • 기자명 김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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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에서 고(마워)·미(안해)·사(랑해) 사연을 소개하는 모습
졸업식에서 고(마워)·미(안해)·사(랑해) 사연을 소개하는 모습

흑호의 새해가 칼바람의 송년의 뒷끝을 묵직하게 누르며, 우리의 마음에 무언가를 심으며 설레게 한다. 올핸 울 아이들 수학여행이라도 실시할 수 있으려나, 시원하게 하이파이브 하며 소리 내어 웃을 수 있으려나, 자유학기제 제대로 체험활동 하러 다닐 수 있으려나? 괜스레 설레발에 실소가 나온다. 아직 더 기다려야 하는 줄 빤히 알면서도 말이다.

그러나 설렘은커녕 새해는 이별의 공식이 바로 통한다. 졸업이 1월과 2월인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는 목포정명여중(박형종 교장)은 1월에 졸업식을 하였다. 당연히 학부모님 및 외부인은 교내에 출입이 불가했고, 조촐한 졸업식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매우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어찌하리. 델타크론에 급속도로 번지는 감염속도에 청정구역으로 자부심이 높던 우리 지역도 이제 옛말이 되고 말았다. 목포교육지원청 윤장학사님이 졸업식 상황 점검을 이른 아침부터 하셨다. 행여라도 속없이 큰 행사라도 벌여 걷잡을 수없는 실수라도 될까 염려하는 맘을 누가 모르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생들에게 기념이 될 무언가가 있었으면 했다. 그런 열망이 이심전심 통한 것일까? 국어시간에 한 권 읽기 한 세계를 건너 너에게로 갈게라는 책에서 나오는 '빨간 우체통'이 모티브가 되고, 세대를 넘어 엄마와 딸을 이어주는 그 우체통과 레트로 뮤직의 열풍이 접목되었다. 거기에 우리 학생들의 서로에 대한 못다한 마음들이 편지와 사연들로 녹아나왔다.

빨간 우체통도 반마다 특색이 있고 사연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고마운 지킴이선생님, 싸웠던 친구, 헤어지기 싫은 선생님, 잘 될거라는 축복, 반항하고 속 썩인 죄송함 등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방송과 유투브를 통해 전해졌다. 서로에 대한 공감대와 음악과 교사들의 뒷받침이 하나의 기폭제가 되어 졸업식이라는 기관차를 움직이고 있었다.

3년 내내 지켜보며, 그 아이들 내의 끼와 감성과 폭발하는 성장과 하나씩 서투르고 연약한 껍질을 벗고 성숙하는 우리 학생들을 나는 응원해마지 않는다. 청년이 되고 더 어른이 되고 큰 거목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저 살아가기만 해도 될 것이다.

인생의 여정에서 많은 졸업식들을 우리는 보내며 산다. <유교경>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은 세상의 덧없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또다른 기대와 희망의 다른 이름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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