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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민들레 우주선 / 이상인

  • 입력 2021.03.05 12:46
  • 수정 2021.04.18 08:44
  • 기자명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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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우주선

이상인

 

항암에 좋다는 흰 민들레

우물가에서 깨끗이 씻어

마루에 가지런히 뉘어놓았다.

잎과 뿌리가 시들시들해질수록

힘겹게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꼭 다물었던 꽃망울을 터뜨리며

다급하게 둥근 우주 하나씩

세상에 피워놓는다.

 

사지가 깡마르고 심하게 뒤틀리는

생의 마지막 찰나까지

온힘을 다해 토해 놓은

아름다운 우주선들

한순간 바람에 힘껏 솟구쳐

민들레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는

새로운 세계로 환하게 날아간다.

 

작가 소개 / 이상인
-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시 당선, 2020년
『푸른사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수상. 광양중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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