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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모든 공간, 아이들의 행복한 놀이터와 즐거운 교실

의신초, 학교공간혁신

  • 입력 2020.06.25 13:47
  • 수정 2020.06.25 15:44
  • 기자명 정재원(의신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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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공간이 변화한다

『최고의 교사(敎師)는 교사(校舍)다.』 공간 즉 건축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인간은 공간에서 사회, 경제, 문화 등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다. 교육적인 면에서 보자면 80년대 한 교실에는 70명이라는 많은 수가 한꺼번에 수업을 들었다. 예전의 학교는 많은 숫자의 학생을 수용하였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질서를 지켜야 했고, 수업은 지식을 전달위주의 수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흡사 학교는 교도소와 같은 직사각형의 구조, 선생님은 항상 교실의 앞 쪽에서 수업했으며, 일자로 된 긴 복도 등의 답답하고 딱딱한 공간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틀로 찍어낸 듯한 학교의 모습은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기에 어려운 공간이다.

요새는 학교 공간과 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학교공간의 원래 주인인 학생들에게 학교 공간을 돌려주고 학생들의 창의력과 꿈을 키워주는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학교 공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본교 허 혁 교장은먼저 학교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학교공간을 돌려주고 공간과 수업의 혁신을 실천해 나갔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은 어느 한 사람이 해내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선생님 화단에 뱀이 있어요.” 학교 공간 혁신의 시작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학교공간혁신은 사실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많은 학교에서 막막하게 생각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작은 정말 작은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본교 학교공간의 혁신은 아이들의 “선생님 화단에 뱀이 있어요.”라는 말에서 출발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학습하기에 최적의 장소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 본교 바로 뒤편에는 용마산이 자리 잡고 있어 봄철이나 가을철이 되면 뱀이나 독충들이 학교 근처에 나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 종종 연출 되었다. 이에 본교에서는 뱀이나 독충들로부터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자 학교 주변으로 펜스를 설치하고 풀들이 무성히 자라있는 화단을 나무 데크 길로 바꾸었다.

학교의 의무를 다 하고자 시작했지만 뱀과 독충이 없는 나무 데크길은 이내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다니고 앉아서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공간으로 변화했다. 본교 학교공간 혁신의 첫걸음이었다. 학교공간의 변화로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나무데크길과 화단
나무데크길과 화단
나무데크에 앉아 대화하는 모습
나무데크에 앉아 대화하는 모습

손재주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본교에는 푸근한 인상과 시쳇말로 아재개그를 좋아하는 김용하 행정실장이 근무하고 있다.김용하 실장은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본인의 학교 업무나 사업운영을 떠나서 스스로 학교의 공간을 관찰하고 화단의 돌멩이 하나라도 학생들의 안전과 편리성을 위해 위치를 바꾸는 등 공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재능으로 학교는 점차 더 풍성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변화되어 갔다. 

김용하 실장은 학교공간에 대한 학생, 교사, 학부모의 스쳐지나가는 말도 귀담아 들으며 하나씩 변화시켜 나갔다. 학교를 방문 했을 때 자신들의 생각대로 변화되는 공간을 보며 칭찬과 격려의 말을 들을 때면 김용하 실장은 으레 ‘손재주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라고 너스레와 함께 푸근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김용하 실장이 공간을 변화시킨 한 가지 사례를 보자면    본교의 도서관이 별관 2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아이들이 좀 더 책 읽기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야외에서 편하게 놀며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이디어를 실제 모습으로 구체화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본교 교직원 들은 이를 실현 할 수 있다는 손재주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 김용하 실장은 몇 번의 시행착오와 고심 끝에 손재주를 발휘하여 야외 해먹 독서 공간 3개소, 휴식공간, 벤치, 다양한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었다. 이러한 공간들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웃음과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 주었다.

해먹과 도서보관 등
해먹과 도서보관 등
해먹에 앉아 독서하는 모습

학교공간의 변화와 아이들의 꿈
 

학교의 주인인 아이들에게 돌아간 공간은 많은 변화를 보여주었다. 기존의 학교 공간에서는 쉬는시간, 점심시간 등 아이들이 교실 이외에 편하게 놀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교실의 차가운 바닥에 눕기를 좋아하고 어떻게든 구석에 틀어박혀 삼삼오오 재잘거리는 모습이었다. 작은 공간의 변화지만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어떻게 이용하고 따로 알리지 않아도 변화된 작은 공간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공간을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읽고 싶은 책을 가지고 나가서 해먹에 앉아 읽고 자신이 읽던 책은 해먹 옆에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등에 넣어 두었다가 또 쉴 때 찾아가서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차가운 교실 바닥보다는 친구들끼리 예쁜 조형물이 있는 화단에 앉아 대화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학교 공간의 주인인 아이들이 스스로 권리를 누리고 자신들의 공간에서 놀며 꿈꾸는 모습이 학교교육에 전반적으로 생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마을과 학교가 어울리며 성장한다.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함께 해야 한다.』 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의 교육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 마을이 모두 함께 할 때 교육적 효과는 더욱더 커질 것이다. 현재 전남은 학령인구 감소와 일자리, 생활 인프라 부족 등으로 학교들의 규모가 점차 작아지고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부터 학교는 한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학교에서 많은 행사를 하고 어려운 일은 서로 도와가며 해결하고 학교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지역민 평생교육에도 참여하며 지역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학교의 역할이 오늘날에는 많이 희미해졌고 끈끈한 유대관계도 많이 사라졌다. 다시 학교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화단조형물
화단조형물

본교 허혁 교장은 작은 학교공간의 변화가 아이들의 행동 변화가 되는 모습에서 학교공간을 마을과 함께 공유하고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2020학년도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공간 혁신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학교 별관인 영어체험교실을 마을과 함께 하는 드림-클라이드 공간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드림-클라우드는 언제든 마을에서 찾아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작은 영화감상실을 만들고 또한 다양한 책을 구비하여 편하게 책을 읽고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물론 이러한 공간의 구성에는 학생과 교직원 마을주민들의 모든 생각을 수렴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와 마을이 만나는 공간에서 변화될 생기 있는 마을의 모습과 살아있는 교육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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