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5-27 17:42 (수)
실시간
핫뉴스
(시) 팥죽 / 이상인
상태바
(시) 팥죽 / 이상인
  • 이상인
  • 승인 2020.05.20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팥죽

/ 이상인

 

막 땅의 살가죽을 뚫고 나온
연둣빛 새싹들의 숨소리를 떠먹는다.


시도 없이 가슴 살랑이던 새소리
숨 턱턱 막히던 무더위를
후후 불어가며 연거푸 떠먹는다.


바늘처럼 따갑게 쏟아지던 소낙비
대책 없는 청개구리들의 울음소리
싱거운 반찬으로 두어 번 집어 먹는다.


잘 마른 가을마당 가
시간의 작대기로 탁탁 두들기는 이의
정성과 톡톡 튀어 달아나는
풍성한 웃음소리, 훌훌 들이 마신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일어서려는데
아쉬움처럼 바닥에 선명하게 내비치는
아직 다 떠먹지 못한 붉은 노을이여.
 


이상인 교장
이상인 교장

작가 소개 / 이상인 

- 약력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등단
- 시집 『해변주점』『연둣빛 치어들』『UFO 소나무』『툭, 건드려주었다』『그 눈물이 달을 키운다』
- 제5회 송순문학상 수상. 광양중마초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