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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돈이 뭐길래?

그렇게 우린 바보처럼 살았던거야

  • 입력 2020.05.11 10:32
  • 수정 2020.05.12 16:24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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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거릴 걸었었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무얼 위해서 / 살아왔는지 곰곰히 생각했어 / 사랑도 잃고 꿈도 다 잃고 / 그렇게 나는 바보처럼 살았던거야 / 이제 돌아가야지 어릴 적 내 모습으로  / 잊었던 나의 친구 가자 돈돈돈돈키호테오랜만에 B씨와 C씨 포장마차에서 만났다. 어디서 돈키호테 노래가 들려왔다. 그동안 B씨와 C씨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술이 한잔 두잔 몸을 적실 때마다 C씨는 B씨에게 삶의 아픔을 하소연했다. 모두 이루었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다는 것이다.B씨과 C씨는 죽마고우(竹馬故友)다. 종종 만나 삶의 애환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곤 했다. 모두 어린 시절 보릿고개를 넘기며 자수성가한 사람이지만 두 사람은 삶의 방향이 많이 달랐다. B씨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그는 높은 연봉은 아니지만 다양한 삶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가난 때문에 하지 못했던 목록을 작성하여 새로운 삶을 하나씩 조각하고 있다.B씨는 운동을 좋아하기에 모임에 가입하여 건강을 관리하고 꾸준히 책을 읽으며 삶을 다양하게 해석할 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해 세상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B씨는 돈과는 일정한 거리를 둔 채 현재의 생활에 충실할 뿐이다.C씨는 지금 여러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인의 도움으로 마트에서 일을 하다가 주인에게 인정받아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게 되었다.C씨는 근면한 삶 때문에 많은 돈을 모았고 다른 사업까지 확장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C씨는 무슨 이유인지 돈에 집착했다. 모든 사업 설계를 사람보다 돈을 우선했다. 그러다보니 여유 있는 삶을 살기보다는 항상 쫓기는 삶을 살았으며 건전한 여가 생활보다는 세속적인 생활을 즐기며 살았다.    B씨와 C씨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갈 때 쯤 또다시 돈키호테 노래가 구슬프게 들렸다.          정말 앞만 보고 달려왔지 / 모두 이루었다 생각했어 / 그게 다인주울~ 알았었는데 / 그건 내가 아닌걸. / 술에 취한 듯  휘청거리며 그렇게 나의 젊음은 지났던거야 / 다시! 시작해야지 / 그래 늦진 않았어 /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자! 돈돈 도오오온 돈키호테그동안 기성세대는 B씨보다 C씨와 같은 삶을 살아야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녀세대에게도 그런 삶을 강요했던 게 사실이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연봉 많은 직장에서 일만 하면 다 인줄 알았다. 아니 일단 돈만 많이 벌면 성공이라는 작위를 붙어 주었다. 문제는 삶은 그리 쉽게 사람들에게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를 만나보자. 베짱이처럼 매일 백수처럼 지내는 삶도 문제가 있지만 개미처럼 일만하다가 삶을 마감하는 것은 더 문제다. 우린 개미처럼 매사에 일을 하되 베짱이처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마음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 이젠 일중독이 미덕인 사회나 일중독을 권하는 세상과는 작별을 고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일을 권하는 사회인지 잠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 고용동향'을 살펴보자. 2016년 기준 한국의 국내 취업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2천69시간으로 OECD 회원 35개국 평균 1천764시간보다 305시간 많았다. OECD 국가 중 가장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짧은 독일과 비교했을 때, 독일 취업자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천363시간이다. 이를 일일 법정 노동시간 8시간으로 나누면 한국 취업자는 독일 취업자보다 88일을 더 일한 셈이다.우린 일만 하기 위하여 태어난 개미란 말인가? 때때로 베짱이처럼 게으름을 피우며 즐기면 무슨 큰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우린 일과 놀이의 소중함을 다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한가한 소리만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 사람들이 많다. 혹 B씨의 삶처럼 여백 있는 삶을 살면 안 될까? 한 번뿐인 인생이다. 우린 삶을 즐겁게 살 권리가 있다. 이토록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가 없는데 왜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일만을 강요할까?이젠 우리 개개인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생존을 넘어 얼마든지 세상과 접속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려 있다. 왜 여전히 우린 일의 주인이 아닌 노예로 살고 있는가? 인생이 너무 슬프지 아니한가? 대체 돈이 뭐길래?     혹 B씨의 삶처럼 여백 있는 삶을 살면 안 될까?
혹 B씨의 삶처럼 여백 있는 삶을 살면 안 될까?

하루 종일 거릴 걸었었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무얼 위해서 / 살아왔는지 곰곰히 생각했어 / 사랑도 잃고 꿈도 다 잃고 / 그렇게 나는 바보처럼 살았던거야 / 이제 돌아가야지 어릴 적 내 모습으로 / 잊었던 나의 친구 가자 돈돈돈돈키호테

오랜만에 B씨와 C씨 포장마차에서 만났다. 어디서 돈키호테 노래가 들려왔다. 그동안 B씨와 C씨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술이 한잔 두잔 몸을 적실 때마다 C씨는 B씨에게 삶의 아픔을 하소연했다. 모두 이루었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다는 것이다.

B씨과 C씨는 죽마고우(竹馬故友)다. 종종 만나 삶의 애환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곤 했다. 모두 어린 시절 보릿고개를 넘기며 자수성가한 사람이지만 두 사람은 삶의 방향이 많이 달랐다.

B씨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그는 높은 연봉은 아니지만 다양한 삶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가난 때문에 하지 못했던 목록을 작성하여 새로운 삶을 하나씩 조각하고 있다.

B씨는 운동을 좋아하기에 모임에 가입하여 건강을 관리하고 꾸준히 책을 읽으며 삶을 다양하게 해석할 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해 세상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B씨는 돈과는 일정한 거리를 둔 채 현재의 생활에 충실할 뿐이다.

C씨는 지금 여러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인의 도움으로 마트에서 일을 하다가 주인에게 인정받아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게 되었다.

C씨는 근면한 삶 때문에 많은 돈을 모았고 다른 사업까지 확장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C씨는 무슨 이유인지 돈에 집착했다. 모든 사업 설계를 사람보다 돈을 우선했다. 그러다보니 여유 있는 삶을 살기보다는 항상 쫓기는 삶을 살았으며 건전한 여가 생활보다는 세속적인 생활을 즐기며 살았다.

B씨와 C씨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갈 때 쯤 또다시 돈키호테 노래가 구슬프게 들렸다.

정말 앞만 보고 달려왔지 / 모두 이루었다 생각했어 / 그게 다인주울~ 알았었는데 / 그건 내가 아닌걸. / 술에 취한 듯 휘청거리며 그렇게 나의 젊음은 지났던거야 / 다시! 시작해야지 / 그래 늦진 않았어 /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자! 돈돈 도오오온 돈키호테

이젠 우리 개개인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이젠 우리 개개인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기성세대는 B씨보다 C씨와 같은 삶을 살아야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녀세대에게도 그런 삶을 강요했던 게 사실이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연봉 많은 직장에서 일만 하면 다 인줄 알았다. 아니 일단 돈만 많이 벌면 성공이라는 작위를 붙어 주었다. 문제는 삶은 그리 쉽게 사람들에게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를 만나보자. 베짱이처럼 매일 백수처럼 지내는 삶도 문제가 있지만 개미처럼 일만하다가 삶을 마감하는 것은 더 문제다. 우린 개미처럼 매사에 일을 하되 베짱이처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마음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 이젠 일중독이 미덕인 사회나 일중독을 권하는 세상과는 작별을 고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일을 권하는 사회인지 잠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 고용동향'을 살펴보자. 2016년 기준 한국의 국내 취업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2천69시간으로 OECD 회원 35개국 평균 1천764시간보다 305시간 많았다.

OECD 국가 중 가장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짧은 독일과 비교했을 때, 독일 취업자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천363시간이다. 이를 일일 법정 노동시간 8시간으로 나누면 한국 취업자는 독일 취업자보다 88일을 더 일한 셈이다.우린 일만 하기 위하여 태어난 개미란 말인가? 때때로 베짱이처럼 게으름을 피우며 즐기면 무슨 큰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우린 일과 놀이의 소중함을 다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한가한 소리만 한다고 볼멘소리를 한 사람들이 많다. 혹 B씨의 삶처럼 여백 있는 삶을 살면 안 될까?

한 번뿐인 인생이다. 우린 삶을 즐겁게 살 권리가 있다. 이토록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가 없는데 왜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일만을 강요할까?

이젠 우리 개개인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생존을 넘어 얼마든지 세상과 접속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려 있다. 왜 여전히 우린 일의 주인이 아닌 노예로 살고 있는가? 인생이 너무 슬프지 아니한가? 대체 돈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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